백가몬 · 역사와 이야기
오천 년 전의 경주 놀이
주사위를 굴려 말을 경주시키는 판놀이는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이란 동남부의 샤흐레 수흐테 유적에서는 기원전 3000년 무렵의 판과 주사위가 나왔고, 메소포타미아의 ‘우르의 왕실 게임’도 비슷한 경주 놀이입니다. 백가몬을 ‘5천 년의 게임’이라 부르는 것은 이런 조상들 때문입니다.
로마의 타불라와 페르시아의 나르드
로마 사람들은 24칸 판에서 말 15개로 두는 ‘타불라’를 즐겼습니다. 5세기 동로마 황제 제노가 둔 판의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페르시아와 아랍 세계에서는 ‘나르드’로 이어졌고, 중세 유럽에서는 ‘테이블즈’라는 이름으로 귀족과 서민이 함께 즐겼습니다.
동아시아의 쌍륙
같은 계열의 놀이는 실크로드를 따라 동쪽으로 전해져 중국의 쌍륙(雙陸), 일본의 반스고로쿠(盤双六), 한국의 쌍륙이 되었습니다. 조선 후기 신윤복의 풍속화에도 쌍륙을 두는 장면이 남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도박에 쓰인다는 이유로 7세기 말부터 여러 차례 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현대 백가몬과 AI
‘백가몬’이라는 영어 이름은 17세기에 처음 보이고, 1920년대 미국 뉴욕의 클럽에서 판돈을 두 배로 올리는 더블링 큐브가 생겨 오늘날의 시합 형태가 되었습니다. 1990년대 초 IBM 연구자가 만든 신경망 프로그램은 스스로 대국하며 배워 사람 최상급 수준에 이르렀고, 이후 사람의 정석도 크게 바뀌었습니다.